지나친 것과 지나칠 것들의 찰나 속에 지금이 있는데, 그래서 순간이 가장 의미 있는 것이지만 실상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없지. 과거가 있어서 지금이 있는 것이고, 지금에 미래는 영향을 받으니까. 나 자신과의 대화만 계속하다 행여 내가 미치지는 않았나 노파심에 너에게 메일을 써. 그 전부터 쓰고자하는 열망이 더해졌지만, 오늘이 그 축제의 날이네.
'기억해야 함을 기억해라.' 이 말만을 기억하고 오늘까지 살았어. 흐린날도 맑은 날도 있지. 근데 항상 나의 날씨는 변화무쌍하기만 하다. 하루에도 수십번 무지개가 떠. 너는 알겠지 나의 마음속 심상들을.
긍정의 글이든, 혹은 부정의 글이든 내가 쓴 글이 너에게 힘이 됨을 느껴. 이건 과정이 주는 아름다움이지. 결론과 어떤 목적 없이 보는 드라마 같달까? 마지막회를 기대하지 않고, 끝나지 않기를 손 모아 소망하는 그런거? 아니래도 상관없어 내가 그렇거든.
문득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너에게 도움이 되고 싶단. 이 생각은 내 스스로가 하는게 아니라, 어디선가 바람처럼 돌풍처럼 나에게 다가와. 그래서 생각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라 여겨지지만,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야. 생각이 날 찾아오는 거지. 뭘까? 니가 날 부르는걸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죽을때까지 풀리지 않을 것들이 몇가지 있지. 아니 셀수 없겠지? 관념적이고 개념적인 것들까지 포함하니까.
우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 나이 사십이 금방 될테고, 불편한 노인이 될꺼야. 그 생각에 나는 잠에 못들때도 있어.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평생을 살 것처럼 사는 내 친구들과 지인들, 그냥 사람들. 그런 미친 사람들 태반이야. 내 눈에는 저기 운석이 지구로 날아오는게 보이는데 그래서 우리가 다 죽을거란 확신이 드는데도, 아무일도 없어. 그게 날 미치게 만들어. 그러다가도 또 괜찮아지지. 일이란게 있으니까.
그렇게 죽음을 내 옆구리에 끼고 있으니, 긴장도 되고 좋아. 그치만 슬픔을 떨쳐놓긴 어렵지. 왜냐고, 할게 너무 많잖아.
오늘도 빗장을 걸어잠그고 내 안에 스며들어. 내가 만든 스스로의 감옥에 날 밀어넣어. 그렇게 고독하고 외롭고 춥고 그래. 근데도 그 안에서 계단을 오르는 나를 발견하면 또 저 밖으로 나가기는 싫어. 언젠가는 그 때가 오겠지. 이정도면 충분하다라고. 그러면 뭐 잠깐 나갔다 오겠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사색을 곱씹어도, 결론은 단 하나. 결국 이게 다 무슨 의미란 말이냐???
그치만, 뭔가 있을꺼야. 그렇지?
난 너의 친구야. 너와 나의 세상이 끝나는 그날까지. 우린 같은 시대를 살고 있으니까. 죽음이 오는 그 시대도 같을꺼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항상 생각해. 뭐가 되었든 나는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엄청난 걸 가진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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