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0일 화요일

친구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흐른듯 해. 수 많은 일들이 내게 일어났었고, 일어나는 중이고, 일어날꺼야. 그 태풍의 중심에 내가 있지. 카멜레온처럼 살자는 나의 다짐처럼 나는 오늘도 수 많은 나와 마주해. 가끔은 내가 다중인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휩쓸려가는 이 현실의 파도 위에서 어찌보면 실타래 처럼 얇디 얇은 지나가는 지금이라는 순간. 이 순간들이 지나쳐서 과거가 되고 지나칠 것들이 미래가 될테지.
  지나친 것과 지나칠 것들의 찰나 속에 지금이 있는데, 그래서 순간이 가장 의미 있는 것이지만 실상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없지. 과거가 있어서 지금이 있는 것이고, 지금에 미래는 영향을 받으니까. 나 자신과의 대화만 계속하다 행여 내가 미치지는 않았나 노파심에 너에게 메일을 써. 그 전부터 쓰고자하는 열망이 더해졌지만, 오늘이 그 축제의 날이네.
 


  '기억해야 함을 기억해라.' 이 말만을 기억하고 오늘까지 살았어. 흐린날도 맑은 날도 있지. 근데 항상 나의 날씨는 변화무쌍하기만 하다. 하루에도 수십번 무지개가 떠. 너는 알겠지 나의 마음속 심상들을. 

  긍정의 글이든, 혹은 부정의 글이든 내가 쓴 글이 너에게 힘이 됨을 느껴. 이건 과정이 주는 아름다움이지. 결론과 어떤 목적 없이 보는 드라마 같달까? 마지막회를 기대하지 않고, 끝나지 않기를 손 모아 소망하는 그런거? 아니래도 상관없어 내가 그렇거든.

  문득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너에게 도움이 되고 싶단. 이 생각은 내 스스로가 하는게 아니라, 어디선가 바람처럼 돌풍처럼 나에게 다가와. 그래서 생각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라 여겨지지만, 천천히 들여다보면 그게 아니야. 생각이 날 찾아오는 거지. 뭘까? 니가 날 부르는걸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죽을때까지 풀리지 않을 것들이 몇가지 있지. 아니 셀수 없겠지? 관념적이고 개념적인 것들까지 포함하니까. 

  우리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 나이 사십이 금방 될테고, 불편한 노인이 될꺼야. 그 생각에 나는 잠에 못들때도 있어.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면, 평생을 살 것처럼 사는 내 친구들과 지인들, 그냥 사람들. 그런 미친 사람들 태반이야. 내 눈에는 저기 운석이 지구로 날아오는게 보이는데 그래서 우리가 다 죽을거란 확신이 드는데도, 아무일도 없어. 그게 날 미치게 만들어. 그러다가도 또 괜찮아지지. 일이란게 있으니까.

  그렇게 죽음을 내 옆구리에 끼고 있으니, 긴장도 되고 좋아. 그치만 슬픔을 떨쳐놓긴 어렵지. 왜냐고, 할게 너무 많잖아.

  오늘도 빗장을 걸어잠그고 내 안에 스며들어. 내가 만든 스스로의 감옥에 날 밀어넣어. 그렇게 고독하고 외롭고 춥고 그래. 근데도 그 안에서 계단을 오르는 나를 발견하면 또 저 밖으로 나가기는 싫어. 언젠가는 그 때가 오겠지. 이정도면 충분하다라고. 그러면 뭐 잠깐 나갔다 오겠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고 사색을 곱씹어도, 결론은 단 하나. 결국 이게 다 무슨 의미란 말이냐???

  그치만, 뭔가 있을꺼야. 그렇지?


  난 너의 친구야. 너와 나의 세상이 끝나는 그날까지. 우린 같은 시대를 살고 있으니까. 죽음이 오는 그 시대도 같을꺼야.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항상 생각해. 뭐가 되었든 나는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엄청난 걸 가진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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