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4일 수요일

혼자만의 시간, 혼자인 시간, 혼자있으려는 시간.

  혼자 있는 이 시간에 나는 과일을 먹었다. 냉장고에 늙을만큼 늙은 천도 복숭아를 꺼내서 칼로 잘라 먹는데, 그 신 천도복숭아가 너무나 달았다. 천도복숭아가 이렇게 맛있는거구나 하며 감탄을 해가며 먹었다. 그 순간 또 나는 혼자임을 실감하고 그 상황이 너무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 커피를 마시고, 간식을 먹고, 과일을 먹는데 유독 과일을 먹을때 혼자임이 절실히 느껴졌다. 그치만 슬프거나 외롭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그런 생각을 한다는 내 자신이 웃겼다.

  근래에 나는 여러개의 계단을 오르는 기분을 느낀다. 혼자있으려는 이 시간에 책을 보고 사색에 잠기고 생각 의자에 그냥 앉아 있다. 이 작은 컨테이너의 효율적 배치를 위해 이렇게저렇게 바꿔보는 시간을 가지고, 점점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구조에 다다라감을 느낀다. 있는 것 그대로 활용해서 공간활용을 최대한 하고, 이 좁은 공간에 나름의 구역이 짜여져 있다는게 여간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군들 그냥 본다면 책상과 책이 눈에 보이겠지만 이 모든 배치의 동선이 나름의 의미가 있단것은 모를 것이다.
  생각 의자에서는 책을 보고, 업무 의자에서는 회사 업무를 본다. 앞의 쇼파와 의자 탁자는 손님용. 그래서 나는 거의 그 쇼파와 의자에 앉지를 않는다. 주로 나는 이 생각용 의자에 앉아 있다.

  생각 의자 옆에 기다란 스탠드를 옮기고 바짝 붙여 수납탁장을 놨다. 책을 읽다가 메모를 하고 싶을때, 혹은 노트북을 올려놓고 싶을 때 혹은 당장 읽을 책들을 올려놓는 용도다. 원래는 뭘 놓을 자리가 없으니 책들을 간이 책상처럼 쌓아놓으려 했지만 우수수 무너질 염려에 고민하던차, 이사할때 창고로 처박히려던걸 가지고 와서 활용한다. 

  이렇듯 내 삶은 개선이다. 점차점차 나은 환경과 효율성을 추구한다. 궁극적으로는 내 영혼을 가꾸고 아름답게 만드려는 의지의 포석이다. 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작은 것 안에 더 작은 것들이 무수히 많이 들어있는 것처럼. 나의 이러한 작은 면들을 보면, 나의 큰 것에 대한 어떤 추구를 넌지시 알수 있을 것이다. 

  점차 나아지는 환경과 효율성에 대한 추구, 나의 성장들,,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결코 느낄 수 없는 것들이리라. 거울을 보고 나의 변화를 알아볼 수 없듯, 지금 당장에는 변화를 감지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아주 예민하게 본다면 '느낄'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내가 이 작은 공간에서 계단을 오름을 느끼듯, 아주 예민하게 관찰한다면 느낄 수 있다. 그 느낌은 또 다시 나에게 피드백을 주고, 그 자체가 다시 나에게 힘을 준다. 이렇듯 선순환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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